a reading note · liberal arts
Middlemarch ch.20 — Dorothea의 깨달음 한 페이지
신혼여행 중 로마에서 자신이 어떤 결혼을 했는지 처음으로 깨닫는 한 페이지. 외고 학생들과 같이 정독한 노트.
George Eliot의 Middlemarch 20장 첫 페이지. Dorothea가 신혼여행으로 로마에 왔다가, 자신이 결혼한 사람이 어떤 사람이었는지 — 정확히 말하면 어떤 사람이 아니었는지 — 를 처음 인식하는 장면이다.
Dorothea had no distinctly shapen grievance she could state even to herself; and in the midst of her confused thought and passion, the mental act that was struggling forth in her was an effort to account for the differences between Mr Casaubon and what she had originally expected him to be.
학생들과 한 시간 동안 이 한 단락만 읽었다. 가장 오래 머문 표현은 no distinctly shapen grievance — "형태를 갖추지 못한 불만" 이다. 영어로 읽지 않으면 shapen 의 뉘앙스가 죽는다. 한국어 번역서로는 "분명한 불만" 정도로 옮겨질 텐데, 그렇게 되면 Dorothea가 자기 감정을 언어화하지 못하는 상태에 있다는 사실 자체 가 사라진다.
외고 학생들이 가장 놀라워한 지점
- 대부분의 학생은 "Dorothea가 결혼을 후회하기 시작했다" 정도로 요약한다.
- 그러나 본문은 후회를 명시하지 않는다. 인식의 시작만 그린다. grievance 가 아직 shape 을 갖추지 않았다는 사실이 핵심이다.
- 한 학생이 정확히 짚었다. "이건 후회의 장면이 아니라 후회가 가능해지기 직전의 장면이에요."
다음 시간 과제
- 이 단락을 자기 말로 한국어 4문장으로 옮기되, 한국어로 풀었을 때 사라지는 뉘앙스를 함께 적기.
- 같은 작가의 The Mill on the Floss 에서 비슷한 "감정이 언어화되기 직전" 의 장면을 1개 찾아오기.